비과세종합저축 가입 자격과 한도
예금 이자에서 세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가, 어떤 통장은 그 세금을 아예 떼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해당되는지부터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비과세종합저축이 그런 자리입니다. 다만 은행 창구에서 파는 상품의 이름이 아니라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만 열리는 제도이고, 2026년부터 그 자격의 한쪽이 좁아졌습니다. 나이만 채우면 열리던 통로에 소득 요건이 함께 걸렸고, 넣을 수 있는 원금도 은행마다가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을 합해 하나로 셉니다.
1. 상품이 아니라 자격에 붙는 비과세
비과세종합저축은 따로 파는 상품의 이름이 아닙니다. 이미 있는 예금이나 적금에 비과세 자격을 얹는 방식입니다. 같은 정기예금이라도 일반으로 들면 이자에서 세금을 떼고, 비과세종합저축으로 지정해 들면 떼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비교해 상품을 고르는 일과 비과세 자격을 얹는 일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일반 예금의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4%와 그에 딸린 지방소득세 1.4%를 합해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비과세종합저축으로 지정한 계좌에서는 이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세율을 낮춰 주는 것이 아니라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구조여서 농어촌특별세도 따라붙지 않습니다.
세후 이자 = 세전 이자 × (1 − 0.154)
일반 계좌에서 손에 남는 이자는 위 계산을 거친 금액이고, 비과세종합저축에서는 세전 이자가 그대로 남습니다. 원금 5천만원을 연 3%로 1년 예치했다고 가정하면 세전 이자는 150만원이고, 일반 과세에서는 23만 1천원이 세금으로 빠집니다. 여기 쓴 3%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값이며 실제 금리는 상품마다 다릅니다.
세금 혜택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지는 제도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 저율과세: 낮아진 세율만큼만 덜 내는 방식
- 분리과세: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을 뿐 세금은 내는 방식
- 비과세: 그 이자에 대해 낼 세금 자체가 없는 상태
그래서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는 일보다, 자격이 되는데도 지정하지 않고 지나가는 쪽이 더 큰 차이를 만듭니다.
2. 2026년부터 달라진 65세 이상 요건
2025년까지는 만 65세 이상 거주자라면 나이만으로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는 조건이 하나 더 붙었습니다. 65세 이상이면서 기초연금법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자여야 합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그해 선정기준액 이하인 사람에게 지급됩니다. 소득인정액은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계산하고, 선정기준액은 해마다 새로 고시됩니다. 같은 나이라도 소득과 재산에 따라 수급 여부가 갈리므로, 나이로 열리던 통로가 소득 요건과 묶인 셈입니다.
본인이 수급자인지 애매하다면 국민연금공단이나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초연금을 신청해 본 적이 없다면 수급자가 아니므로, 대상이 될 만한 조건인데 신청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쪽부터 정리해야 순서가 맞습니다.
이미 들어 둔 계약이 어떻게 되는지가 다음 질문입니다.
2025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한 계약은 만기까지 비과세가 유지됩니다. 다만 그 계약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한도를 늘리는 것은 되지 않고 줄이는 것만 됩니다. 만기가 돌아오면 그 시점의 요건으로 자격을 다시 따져야 합니다.
3. 나이와 무관하게 인정되는 자격
나이는 여러 통로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65세 미만이어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 장애인복지법에 등록된 장애인
-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
- 국가유공자 등 상이자
-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 5·18민주화운동부상자
이 여섯 갈래는 2026년 개정에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나이로 들어가는 길만 좁아졌고 나머지 통로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부모님이 65세를 넘겼는데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 경우라도, 등록 장애나 다른 자격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해 볼 값이 있습니다.
자격은 가입 시점에 증명하면 됩니다. 가입한 뒤에 기초연금 수급이 끊기더라도 이미 지정된 계약의 비과세가 그 때문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로 가입하거나 만기 뒤에 다시 지정하려면 그 시점의 자격이 필요합니다.
4. 금융소득종합과세 이력과 가입 제한
자격을 갖춰도 걸리는 문턱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직전 3개 과세기간 가운데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었다면 가입할 수 없습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한 해 2천만원을 넘을 때 적용됩니다. 예금과 적금의 이자, 채권 이자, 주식과 펀드의 배당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최근 3년 안에 그런 해가 한 번이라도 있으면 그해만 막히는 것이 아니라 가입 자체가 막힙니다. 자격은 그대로인데 금융소득 때문에 제외되는 구간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문턱은 제도의 성격에서 나옵니다. 비과세종합저축은 이자를 많이 받는 사람의 세금을 덜어 주려고 만든 제도가 아니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계층의 저축을 돕기 위한 자리입니다. 2026년에 나이 요건이 기초연금 수급 여부와 묶인 것도 같은 방향의 조정입니다.
반대 방향의 효과도 있습니다.
비과세종합저축에서 나온 이자와 배당은 종합과세 판정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세금을 매기지 않는 소득이라 2천만원을 넘는지 계산할 때 애초에 세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소득이 2천만원 선에 가까운 분이라면, 세금을 떼지 않는다는 점보다 판정 기준에서 빠진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전 금융기관을 합한 5천만원 원금 한도
한도는 한 사람당 저축 원금 5천만원입니다. 은행마다 5천만원이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을 합해 5천만원입니다. 여러 곳에 나눠 가입할 수는 있지만 합계가 이 선을 넘을 수 없습니다.
기준이 원금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자가 붙어 잔액이 5천만원을 넘어도 한도를 넘긴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원금 기준이므로 이미 다른 기관에 넣어 둔 금액을 빠뜨리고 계산하면 나중에 한도 초과로 정정해야 합니다.
한도는 사람마다 따로 붙습니다. 부부가 모두 자격을 갖췄다면 각자 5천만원씩 지정할 수 있고, 세대 단위로 묶어 계산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쪽만 자격이 있다면 그 사람 명의의 원금만 인정되므로, 자격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나눠 넣는 방식으로는 한도가 늘어나지 않습니다.
과거 세제 상품이 남아 있는 경우
예전에 가입한 세금우대종합저축이나 생계형저축이 아직 있으면 그 계약금액을 5천만원에서 빼야 합니다. 남은 금액만큼만 비과세종합저축으로 새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에 만든 통장이라 잊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한도 계산에서 자주 어긋나는 부분입니다.
상품 유형에 따른 원금 산정
거치식 예금은 맡긴 원금이 그대로 한도에 잡힙니다. 정액적립식은 계약한 총 납입액을, 자유적립식과 입출금식은 취급 기관이 정한 방식으로 원금을 계산합니다. 같은 5천만원이라도 어떤 형태로 넣느냐에 따라 한도를 채우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6. 가입 가능한 상품과 계약 유지
모든 금융상품에 비과세를 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청약 예금과 부금, 저축예금처럼 지정이 가능한 상품이 정해져 있습니다. 양도성예금증서나 보통예금은 대상이 아니고, 이미 다른 세제 혜택이 붙어 있는 상품에 중복해서 얹을 수도 없습니다. 취급 범위는 금융기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창구에서는 다음 순서로 확인하면 어긋나는 일이 줄어듭니다.
- 가입하려는 상품이 비과세종합저축으로 지정할 수 있는 유형인지 확인합니다.
-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를 준비해 함께 제출합니다.
- 다른 기관에 넣어 둔 원금을 합해 남은 한도를 계산합니다.
계약을 유지하는 동안의 제약도 있습니다. 개명이 아닌 명의변경과 양도는 되지 않습니다. 가입자가 사망해 계좌가 상속되면 그 시점부터는 상속인의 자격으로 다시 따지게 되므로, 비과세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만기가 지나면 비과세도 끝납니다. 만기 뒤에 그대로 둔 예금에 붙는 이자는 일반 과세 대상입니다. 다시 예치하려면 그 시점의 요건으로 새로 지정해야 하고, 그때는 앞에서 본 기초연금 요건이 적용됩니다.
제도 자체의 가입 기한은 2028년 12월 31일까지입니다. 그때까지 지정한 계약은 기한이 지난 뒤에도 만기까지 비과세가 유지되므로, 자격이 있다면 서둘러 결정할 일과 천천히 따져 볼 일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제도가 주는 것은 높은 금리가 아니라 세금이 빠지지 않는 이자입니다. 금리가 같다면 그 차이만큼 그대로 남고, 금융소득이 2천만원 언저리인 경우에는 종합과세 판정에서 빠진다는 점까지 함께 계산해야 실제 효과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