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수를 담아도 상장 시장에 따라 갈리는 ETF 세금



같은 해외 지수를 따라가는 ETF가 국내 증권시장에도 있고 그 지수가 속한 나라의 시장에도 있습니다. 담고 있는 종목이 사실상 같으니 수익률도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세금은 전혀 다른 칸으로 들어갑니다. 한쪽은 배당소득이 되고 다른 한쪽은 양도소득이 됩니다. 칸이 다르면 세율도, 공제도, 손실을 인정받는 방식도 함께 달라집니다. 어디에 상장되어 있는지가 왜 세금을 가르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상장 시장이 정하는 세 갈래

세금 관점에서 ETF는 세 갈래로 나뉩니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국내 주식을 담는 ETF,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지만 해외 지수나 다른 자산을 담는 ETF, 그리고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입니다.

첫 갈래와 둘째 갈래는 둘 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고 계좌 화면에서도 나란히 보입니다. 그런데도 과세 방식이 다릅니다. 상장된 장소가 같아도 담은 자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둘째 갈래와 셋째 갈래는 담은 자산이 같습니다. 같은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졌으니 안에 든 것이 사실상 겹칩니다. 그런데도 과세 방식이 다릅니다. 이번에는 상장된 장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ETF가 두 얼굴을 가진 상품이어서 그렇습니다. 세법은 이 두 얼굴 가운데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 다른 조문을 적용합니다.

담은 자산과 상장 장소, 두 가지가 함께 갈림길을 만듭니다.

2. 매매차익이 들어가는 두 칸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해외자산형 ETF의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잡힙니다. 배당소득의 범위를 정한 조문이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을 배당소득의 하나로 적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판 것처럼 보여도 세법은 펀드에서 분배받은 이익과 같은 칸에 넣습니다.

여기서 국내 주식을 담은 ETF만 예외가 생깁니다. 집합투자기구의 이익을 계산할 때 증권시장에 상장된 증권에서 생긴 매매손익과 평가손익은 과세 대상에서 빼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국내 상장주식을 담고 있으면 그 부분이 통째로 빠지므로 남는 과세 대상이 사실상 없어집니다.

다만 그 제외 규정에는 괄호가 붙어 있습니다. 외국시장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와 상장지수증권은 제외 대상에서 다시 빠집니다. 국내에 상장되어 있어도 해외 지수를 담고 있으면 매매차익이 그대로 과세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는 다른 조문으로 갑니다. 양도소득의 범위에 외국법인이 발행하였거나 외국에 있는 시장에 상장된 주식등이 들어 있어,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이 됩니다.

3. 세 갈래의 과세 방식 대조

같은 항목을 같은 순서로 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국내 상장 국내주식형

  • 매매차익의 소득 구분: 과세 대상에서 제외
  • 분배금의 소득 구분: 배당소득
  • 세율: 매매차익에는 없음
  • 기본공제: 없음
  • 세금을 내는 방식: 분배금만 원천징수

국내 상장 해외자산형

  • 매매차익의 소득 구분: 배당소득
  • 분배금의 소득 구분: 배당소득
  • 세율: 배당소득 세율
  • 기본공제: 없음
  • 세금을 내는 방식: 매도할 때 원천징수

해외 상장

  • 매매차익의 소득 구분: 양도소득
  • 분배금의 소득 구분: 배당소득
  • 세율: 주식등 양도소득 세율
  • 기본공제: 연 250만원
  • 세금을 내는 방식: 다음 해에 직접 신고

세 갈래 모두 분배금은 배당소득으로 같은 칸에 들어갑니다. 갈리는 것은 매매차익입니다.

국내 상장 국내주식형의 매매차익에 세율을 적을 수 없는 것은 세율이 0이어서가 아니라 과세할 금액 자체가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담은 국내 상장주식에서 생긴 손익을 계산에서 빼고 나면 세금을 매길 대상이 사라집니다.

4. 국내 상장 ETF의 과세표준과 원천징수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ETF를 팔 때 세금을 매기는 금액은 실제로 번 돈과 그대로 같지는 않습니다. 과세표준기준가격이라는 별도의 가격을 두고, 그 가격으로 계산한 금액과 실제 매수·매도가격으로 계산한 금액 가운데 적은 쪽을 과세표준으로 삼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과세 대상 금액 = 기준가격으로 계산한 금액과 실제 매매차익 중 적은 금액

ETF 가격은 담은 자산의 가치에서 벗어나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그 벗어난 부분까지 이익으로 보지 않으려고 둔 장치입니다.

여기에 적용되는 세율은 배당소득 세율입니다. 배당소득에 적용하는 원천징수세율이 14%이고,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의 10%가 개인지방소득세로 함께 특별징수됩니다.

떼는 세금 = 과세 대상 금액 × 14% + (과세 대상 금액 × 14%) × 10%

두 항목을 합치면 15.4%입니다. 파는 시점에 증권회사가 떼고 나머지를 계좌에 넣어 주므로 따로 신고할 일이 없습니다. 다만 배당소득으로 잡힌 이상 그해 금융소득에 합산되는 금액이라는 점은 남습니다.

같은 종목을 여러 번 나누어 샀다면 기준가격을 어떻게 잡을지가 문제가 됩니다. 같은 계좌에서 같은 종류를 두 번 이상 매수한 경우에는 매수할 때의 기준가격을 이동평균법으로 산정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매수할 때마다 기준가격 합계를 보유 수량 합계로 나누어 평균을 다시 구하는 방식입니다.

5. 해외 상장 ETF의 기본공제와 세율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는 매도할 때 아무것도 떼지 않습니다. 대신 한 해 동안의 거래를 모아 다음 해에 직접 신고하고 세금을 냅니다.

양도차익 = 양도가액 − 취득가액 − 필요경비

여기서 배당소득에는 없는 두 가지가 등장합니다. 하나는 기본공제입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는 소득 구분별로 연 250만원씩 적용되고, 외국 시장에 상장된 주식등은 국내 상장주식과 같은 구분에 들어갑니다. 다른 하나는 손실입니다. 같은 구분 안에서 난 양도차손은 양도소득금액에서 빼 줍니다.

양도소득과세표준 = 한 해 양도차익 − 같은 구분의 양도차손 − 250만원

기본공제는 소득 구분마다 한 해에 한 번 적용됩니다. 여러 종목을 사고팔았더라도 그 구분에서 나온 소득을 모두 합친 뒤 250만원을 한 번만 빼는 것이지, 종목마다 따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세율은 대주주가 아닌 사람이 파는 그 밖의 주식등에 적용하는 20%이고, 개인지방소득세가 별도로 붙어 과세표준의 2%가 더해집니다.

양도소득 세액 = 양도소득과세표준 × 22%

6. 손실 처리에서 갈리는 부분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값입니다. 한 해 동안 한 ETF에서 500만원을 벌고 다른 ETF에서 100만원을 잃은 경우를 두 갈래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해외 상장 ETF라면 두 거래가 같은 소득 구분 안에 있으므로 손실이 이익에서 빠지고 기본공제까지 적용됩니다.

양도소득과세표준 = 500만원 − 100만원 − 250만원 = 150만원

양도소득 세액 = 150만원 × 22% = 33만원

국내 상장 해외자산형 ETF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배당소득에는 필요경비를 인정하지 않고 손실을 빼 주는 장치도 없습니다. 이익이 난 거래에서 그때그때 원천징수가 끝나므로 손실 난 거래는 세금 계산에 끼지 못합니다.

떼는 세금 = 500만원 × 15.4% = 77만원

같은 손익인데 세금이 두 배 넘게 벌어졌습니다. 이 차이는 이익 규모가 크지 않을 때 특히 두드러집니다. 한 해 이익이 250만원에 못 미치면 해외 상장 쪽은 낼 세금이 남지 않는 반면, 국내 상장 해외자산형은 이익이 얼마든 그 금액에 세율이 그대로 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외 상장 쪽이 늘 세금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세율만 놓고 보면 22%가 15.4%보다 높습니다. 기본공제가 깎아 주는 금액은 250만원에 세율을 곱한 만큼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익이 커지면 세율 차이가 그 고정된 이득을 넘어섭니다. 두 방식의 세금이 같아지는 지점은 세율 차이로 나누어 구할 수 있습니다.

세금이 같아지는 한 해 이익 = 250만원 × 22% ÷ (22% − 15.4%) = 833만원

손실이 없다고 가정하면 한 해 이익이 이 금액을 넘어서는 구간부터는 국내 상장 해외자산형 쪽 세금이 더 적어집니다. 기본공제는 한 번뿐이고 세율 차이는 이익 전체에 붙기 때문입니다. 손실 거래가 섞이면 통산이 가능한 해외 상장 쪽으로 이 지점이 다시 밀려납니다.

7. 신고 부담과 계좌에서 남는 차이

세금이 적게 나온다고 해외 상장 쪽이 언제나 편한 것은 아닙니다. 국내 상장 ETF는 증권회사가 떼는 것으로 끝나지만, 해외 상장 ETF는 한 해 거래를 스스로 모아 다음 해에 신고해야 합니다.

배당소득으로 잡히는 쪽에는 또 다른 성격이 있습니다. 배당소득은 그해 금융소득에 합산되는 금액이어서 다른 이자와 배당이 함께 쌓입니다. 양도소득은 그 합산과 별개로 따로 계산됩니다. 같은 이익이라도 어느 칸에 들어가느냐가 다른 금융소득에 미치는 영향까지 바꿉니다.

담는 그릇을 바꾸면 계산이 또 달라집니다. 세제 혜택이 붙는 계좌 안에서 ETF를 담으면 계좌의 규칙이 먼저 적용되어 위의 구분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확인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 ETF가 어느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지 봅니다.
  2. 국내 상장이라면 담은 자산이 국내 주식인지 확인합니다.
  3. 매매차익이 배당소득과 양도소득 중 어디로 가는지 정합니다.
  4. 한 해 예상 이익과 손실을 함께 놓고 세금을 계산합니다.

같은 지수를 담았다는 사실은 수익률을 비슷하게 만들 뿐 세금까지 같게 만들지 않습니다. 어느 시장에서 사느냐가 뒤의 계산을 통째로 바꿔 놓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