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는 소득·재산 기준
건강보험 피부양자는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서 직장가입자와 같은 보험 혜택을 받습니다. 그만큼 요건이 촘촘하고, 한 해 사이에 소득이나 재산이 조금 늘었다는 이유로 자격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혼동이 생기는 지점은 기준이 하나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직장가입자와의 관계, 연간 합산소득, 재산세 과세표준이 각각 별도의 문턱을 가지고 있고 그중 하나만 넘어도 자격은 유지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재산이 일정 구간에 들어가면 소득 문턱 자체가 낮아집니다.
1. 피부양자 자격을 이루는 세 요건
국민건강보험법은 피부양자를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고 보수나 소득이 없는 사람으로 정합니다. 대상은 배우자, 직계존속과 그 배우자,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 그리고 일정 조건을 갖춘 형제·자매입니다.
여기에 시행규칙이 두 개의 별표로 세부 기준을 붙였습니다. 별표 1이 부양요건, 별표 1의2가 소득 및 재산요건이며 둘을 모두 충족해야 피부양자로 인정됩니다.
세 요건은 서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가족관계가 분명해도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자격을 잃고, 소득이 전혀 없어도 재산세 과세표준이 일정 선을 넘으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자격을 잃는 경로도 세 갈래로 나뉩니다.
2. 합산소득 2천만원 선에 들어가는 소득
소득요건의 기본선은 연간 합산소득 2천만원입니다. 2022년 9월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3천4백만원에서 내려온 기준이며, 이 금액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소득요건은 충족되지 않습니다.
합산 대상은 시행령이 정한 여섯 가지 소득입니다. 아래 식의 각 항목은 소득세법상 같은 이름의 소득을 가리키며 단위는 한 해 동안의 금액입니다.
합산소득 = 이자소득 + 배당소득 + 사업소득 + 근로소득 + 연금소득 + 기타소득
비과세소득은 빠집니다. 다만 항목마다 합산되는 방식이 다릅니다.
- 금융소득: 이자와 배당의 합계가 1천만원을 넘을 때만 전액 합산
- 사업소득: 금액과 무관하게 별도 요건이 함께 적용
- 근로소득: 평가율을 적용하지 않고 그대로 합산
- 연금소득: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만 포함
- 기타소득: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을 그대로 합산
두 대목에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하나는 금융소득입니다. 이자와 배당을 더해 1천만원 이하이면 합산소득에서 빠지지만, 1천만원을 넘는 순간 초과분이 아니라 전액이 들어갑니다.
다른 하나는 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의 반영 비율입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매길 때는 이 두 소득을 일정 비율만 반영하지만, 피부양자 자격을 판정할 때는 그 평가율을 쓰지 않고 전액을 봅니다.
기혼자라면 살펴야 할 범위가 한 사람 더 늘어납니다. 소득요건은 부부가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배우자의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본인에게 소득이 없어도 자격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3. 사업소득이 있을 때 달라지는 별도 기준
합산소득이 2천만원을 넘지 않았더라도 사업소득이 있으면 한 번 더 걸러집니다. 별표 1의2가 사업소득이 없을 것을 따로 요구한 뒤 예외로 허용 범위를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갈림길은 사업자등록 여부입니다.
사업자등록이 있는 경우
- 허용되는 사업소득: 한 푼도 없어야 함
- 연 500만원 예외: 적용되지 않음
- 소득이 생겼을 때: 다른 소득이 적어도 자격 상실
사업자등록이 없는 경우
- 허용되는 사업소득: 연간 합계 500만원까지
- 연 500만원 예외: 원칙적으로 적용
- 소득이 생겼을 때: 500만원을 넘는 시점에 자격 상실
예외의 폭은 사람에 따라 한 번 더 넓어집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한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 중 상이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은 사업자등록이 있어도 사업소득 합계가 연 500만원 이하이면 사업소득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예외가 닫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이 없더라도 주택임대소득이 있으면 500만원 예외를 적용받지 못합니다. 등록 없이 주택을 임대해 얻은 소득은 금액이 적어도 사업소득이 있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사업이 실제로 멈춘 경우까지 막아 두지는 않았습니다. 폐업 사실을 증명할 서류로 소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점이 확인되면 공단이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재산세 과세표준 구간과 소득의 조합
재산요건은 금액 하나로 끝나지 않고 소득과 짝을 이룹니다. 기준이 되는 재산은 지방세법상 재산세 과세대상인 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항공기이며, 시가나 공시가격이 아니라 재산세 과세표준으로 계산합니다.
재산세 과세표준 합 = 토지 + 건축물 + 주택 + 선박 + 항공기의 각 과세표준
전월세보증금은 이 합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증금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매길 때 쓰이는 항목이고, 피부양자 재산요건이 끌어오는 조항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간은 셋으로 나뉘며, 구간마다 함께 요구되는 소득 한도가 다릅니다.
- 5억 4천만원 이하: 합산소득 2천만원 이하이면 인정
- 5억 4천만원 초과 9억원 이하: 합산소득 1천만원 이하이면 인정
- 9억원 초과: 소득과 무관하게 불인정
가운데 구간이 자격을 가릅니다. 과세표준이 5억 4천만원을 넘어서는 순간 소득 문턱이 절반으로 내려가므로, 재산도 소득도 따로 보면 통과하는데 조합에서 걸리는 경우가 나옵니다.
재산은 명의 단위로 봅니다. 소득요건과 달리 부부를 함께 보라는 규정이 없어, 배우자의 재산세 과세표준은 본인의 판정에 더해지지 않습니다.
5. 관계와 동거 여부로 갈리는 부양요건
소득과 재산이 기준 안에 있어도 관계가 맞지 않으면 자격은 생기지 않습니다. 별표 1은 직장가입자와의 관계를 열 가지로 나누고, 같은 관계라도 함께 사는지에 따라 인정 여부를 달리 정합니다.
동거하는 경우
배우자, 부모와 조부모 이상의 직계존속, 자녀인 직계비속, 직계비속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함께 살고 있으면 부양이 인정됩니다. 손자녀 이하의 직계비속은 예외로 부모가 없거나 부모에게 보수 또는 소득이 없을 때, 배우자의 직계비속은 미혼일 때 인정됩니다.
동거하지 않는 경우
따로 살면 조건이 붙습니다. 배우자는 동거 여부를 따지지 않지만, 나머지 관계는 그 사람을 부양할 다른 가족이 있는지를 봅니다. 부모인 직계존속은 함께 사는 다른 형제자매가 없거나, 있어도 그 형제자매에게 보수 또는 소득이 없어야 인정됩니다. 조부모 이상의 직계존속은 동거하는 직계비속을 놓고 같은 방식으로 봅니다.
자녀인 직계비속은 미혼일 때 인정되고, 이혼하거나 사별한 경우도 미혼으로 봅니다. 다만 그에게 자녀가 있으면 그 자녀에게 보수 또는 소득이 없어야 합니다. 직계비속의 배우자와 배우자의 직계비속은 따로 살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6. 형제·자매에게 따로 붙는 나이와 재산 한도
형제·자매는 별표 1에서 가장 좁은 문을 지납니다. 원칙적으로 피부양자가 되지 못하고 네 가지 경우에만 관계가 인정됩니다. 30세 미만, 65세 이상, 등록 장애인,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상자 중 상이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나이나 신분 조건을 갖추어도 관계 조건이 하나 더 남습니다. 미혼이어야 하고, 부모가 없거나 부모에게 보수 또는 소득이 없어야 합니다. 따로 사는 경우에는 직장가입자 외에 다른 형제·자매가 없거나, 있어도 부모와 동거하는 형제·자매에게 보수 또는 소득이 없어야 합니다.
재산 한도도 다릅니다. 다른 관계는 두 구간을 쓰지만, 형제·자매에게는 재산세 과세표준 1억 8천만원이라는 단일 기준만 적용됩니다. 이 금액을 넘으면 소득이 얼마든 인정되지 않습니다.
7. 자격 상실 시점과 소급 적용 범위
요건을 벗어난 날과 자격을 잃는 날은 같지 않습니다. 시행규칙은 상실 사유별로 날짜를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소득이나 재산이 기준을 넘은 사실을 공단이 확인한 경우에는 확인한 날의 다음 날에 자격이 사라집니다. 사업소득처럼 발생 시점이 분명한 소득은 다릅니다. 본인이 발생 사실과 금액을 신고했다면 그 소득이 생긴 달의 다음 달 말일에, 신고하지 않았는데 공단이 확인했다면 그 소득이 생긴 달의 말일에 자격을 잃습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자격을 얻은 사실이 확인되면 자격을 취득한 날로 되돌아가 상실 처리됩니다. 그사이는 처음부터 피부양자가 아니었던 것으로 정리됩니다.
정기 반영의 시점도 짚어 둘 만합니다. 소득 자료는 1월부터 10월까지 전전년도 자료를, 11월과 12월에는 전년도 자료를 씁니다. 소득이 늘어난 해와 그것이 자격 판정에 반영되는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고, 그 전환이 매년 11월에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자격을 잃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보험료가 새로 매겨집니다. 직장에서 퇴직하면서 자격을 잃은 경우라면 임의계속가입이라는 별도의 선택지도 열려 있습니다.
거꾸로 자격을 얻을 때에도 시점 규정이 있습니다. 직장가입자의 자격 취득일이나 변동일부터 90일 이내에 신고하면 그날로 소급해 인정되지만, 90일을 넘기면 신고서를 낸 날부터 인정됩니다. 천재지변이나 질병처럼 본인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가 있을 때만 소급이 다시 열립니다.
피부양자 자격은 한 번 얻으면 그대로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라 해마다 다시 확인받는 자격입니다. 기준을 넘긴 해와 자격이 사라지는 달이 어긋나 있어, 이미 넘겼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소득이 늘거나 재산 명의가 바뀐 해라면 세 요건을 함께 놓고 확인해 둘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