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장부를 쓰지 않으면 늘어나는 세금과 가산세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숫자는 소득금액입니다. 번 돈에서 쓴 돈을 뺀 금액인데, 그 쓴 돈을 무엇으로 증명하느냐가 갈림길이 됩니다. 장부가 있으면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그대로 뺍니다. 장부가 없으면 국가가 미리 정해 둔 비율로 대신 계산합니다. 같은 매출인데도 결과가 달라지고, 여기에 더해 장부가 없다는 사실 자체에 별도의 가산세가 붙습니다.
1. 소득금액을 정하는 두 가지 길
세법은 사업자가 장부를 갖추고 그 장부에 따라 신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둡니다. 다만 장부가 없다고 해서 신고를 못 하게 막지는 않습니다. 소득금액에 이르는 길이 둘로 나뉩니다.
- 기장신고: 장부에 기록된 수입과 실제 경비로 소득금액 계산
- 추계신고: 수입금액에 미리 정해 둔 비율을 곱해 경비 추정
문제는 추계가 편의를 봐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부를 갖추지 않은 쪽이 불리해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비율로 인정하는 경비가 실제 지출보다 적게 잡히는 경우가 많고, 그 위에 가산세가 얹힙니다.
추계는 예외적인 계산 방법이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2. 기장의무를 가르는 직전연도 수입금액
어떤 장부를 써야 하는지는 사업자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직전 과세기간의 수입금액이 정합니다. 업종을 세 무리로 나누고 각 무리마다 기준 금액을 둡니다.
복식부기의무자
- 판정 기준: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업종별 기준 금액 이상
- 업종별 기준: 도소매업 3억원, 제조·숙박·음식업 1억 5천만원, 임대·서비스업 7,500만원
- 장부 형태: 자산과 부채의 변동까지 함께 적는 복식 장부
- 추계로 신고하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신고가산세까지 적용
간편장부대상자
- 판정 기준: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업종별 기준 금액 미만
- 업종별 기준: 위 금액에 미치지 않는 규모와 그해에 새로 시작한 사업
- 장부 형태: 날짜와 거래 내용, 수입과 지출을 적는 간단한 장부
- 추계로 신고하면: 무기장가산세가 붙지만 무신고로 보지는 않음
변호사와 의사처럼 법에서 따로 정한 전문직 사업자는 수입금액과 관계없이 복식부기의무자입니다. 규모가 작아도 간편장부 쪽으로 갈 수 없습니다.
3. 추계신고에서 갈리는 두 가지 경비율
추계신고에도 두 갈래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단순경비율은 수입금액에 업종별 비율을 곱한 만큼을 통째로 경비로 인정합니다. 영수증을 따로 모으지 않아도 계산이 끝납니다.
소득금액 = 수입금액 – (수입금액 × 단순경비율)
다만 대상이 좁습니다.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도소매업 6,000만원, 제조·숙박·음식업 3,600만원, 임대·서비스업 2,400만원에 미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선을 넘으면 기준경비율로 넘어갑니다.
그해에 새로 사업을 시작한 경우에는 직전연도 수입금액 자체가 없습니다. 이때는 그해 수입금액을 보고 복식부기 기준에 미치지 않으면 단순경비율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복식부기의무가 걸리는 전문직 업종은 이 예외에서 빠집니다.
기준경비율은 계산 구조가 다릅니다. 사업에서 비중이 큰 세 가지 지출만 증빙으로 빼 주고, 나머지 잡다한 경비를 비율로 인정합니다.
소득금액 = 수입금액 – 주요경비 – (수입금액 × 기준경비율)
주요경비 = 매입비용 + 임차료 + 인건비
주요경비는 세금계산서와 계산서, 신용카드 매출전표, 원천징수영수증 같은 증빙이 있어야 인정됩니다. 증빙이 없으면 그 금액은 계산에서 사라지고 비율로 인정되는 부분만 남습니다.
기준경비율 자체도 대체로 낮게 정해져 있습니다. 게다가 복식부기의무자가 기준경비율로 추계하면 그 비율의 절반만 적용합니다. 장부를 써야 하는 규모인데 쓰지 않은 상태를 더 무겁게 다루는 것입니다.
4. 추계 소득금액에 걸리는 배율 한도
기준경비율로 계산하다 보면 소득금액이 실제와 동떨어지게 커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주요경비 증빙이 거의 없을 때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를 위해 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단순경비율로 계산한 소득금액에 배율을 곱한 금액까지만 잡을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한도 = (수입금액 – 수입금액 × 단순경비율) × 배율
배율은 간편장부대상자가 2.8배, 복식부기의무자가 3.4배입니다. 장부 의무가 무거운 쪽에 더 큰 배율이 적용되므로 한도 자체가 높게 열립니다.
이 한도는 언제나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준경비율로 계산한 금액이 한도를 넘어설 때만 그 한도까지 내려 주는 방식입니다.
한도가 있다는 말은 뒤집어 보면 그 배수까지는 소득금액이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단순경비율 기준으로는 소득금액이 2,000만원인 사업자가 기준경비율 구간에 들어가면, 증빙이 없을 때 소득금액이 그 두세 배로 잡힐 수 있습니다. 여기 쓴 2,000만원은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값입니다.
5. 장부가 없을 때 붙는 가산세
세금이 늘어나는 이유는 소득금액만이 아닙니다. 장부를 갖추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따로 가산세가 붙습니다.
무기장가산세 = 종합소득산출세액 × (무기장 소득금액 ÷ 종합소득금액) × 20%
사업소득 외에 근로소득이 함께 있다면 전체 세액에 20%가 붙는 것이 아니라 장부가 없는 사업소득 몫에만 붙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 가산세가 산출세액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추계로 소득금액이 부풀면 산출세액이 커지고, 그 커진 세액에 다시 비율이 곱해집니다. 두 가지가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입니다.
여기서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규모사업자로 분류되는 경우입니다.
- 해당 과세기간에 새로 사업을 시작한 사업자
- 직전연도 사업 수입금액이 4,800만원에 미치지 않는 사업자
- 연말정산으로 납세의무가 끝나는 사업소득만 있는 사람
복식부기의무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추계로 신고서를 냈어도 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이때는 무신고가산세가 걸립니다.
무신고가산세 = 무신고납부세액의 20%와 수입금액의 0.07% 중 큰 금액
무기장가산세와 무신고가산세, 과소신고가산세가 동시에 걸리면 가장 큰 하나만 적용합니다. 다만 납부지연가산세는 성격이 달라서 별도로 붙습니다. 세금을 늦게 낸 기간에 비례하는 구조라 신고를 미룰수록 늘어납니다.
6. 장부를 써야만 쓸 수 있는 항목
장부의 효과는 경비를 실제대로 빼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장부가 없으면 아예 쓸 수 없는 항목이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이 결손금입니다. 사업이 적자였다면 그 손실을 이후 연도의 소득에서 빼 줍니다. 그런데 추계신고에서는 결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수입금액에 비율을 곱해 경비를 잡는 구조라 계산 결과가 음수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자를 낸 해에 장부가 없으면 그해의 손실은 세금 계산에서 사라집니다. 이월해서 쓸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어도 이월할 금액이 없습니다.
감가상각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계나 차량처럼 여러 해에 걸쳐 쓰는 자산의 취득가액을 나누어 경비로 넣으려면 그 자산이 장부에 올라가 있어야 합니다. 추계에서는 이 금액이 비율 안에 묻힙니다.
실제 경비가 비율로 인정되는 금액보다 큰 사업일수록 장부의 효과가 커집니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업종, 초기 설비 투자가 큰 업종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경비가 거의 들지 않는 형태라면 비율로 인정받는 금액이 실제 지출보다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무기장가산세는 그대로 붙습니다.
반대 방향의 장치도 있습니다. 간편장부대상자가 굳이 복식부기로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20%를 세액공제로 빼 줍니다. 공제 한도는 연 100만원입니다.
7. 장부를 시작하는 시점
기장의무는 직전연도 수입금액으로 정해집니다. 올해 매출이 기준을 넘으면 그 부담은 내년 신고에서 나타납니다. 지금 간편장부대상자라고 해서 계속 그대로 남지는 않습니다.
장부는 신고 직전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서류가 아닙니다.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쌓이는 기록이고, 증빙도 그 시점에 받아 두어야 합니다. 5월에 자료를 모으기 시작하면 이미 지나간 거래의 증빙은 다시 받기 어렵습니다.
준비 순서는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 올해 수입금액이 업종별 기준 금액을 넘는지 확인합니다.
- 내년에 적용될 기장의무가 무엇인지 미리 정합니다.
- 매입비용과 임차료, 인건비의 증빙을 거래 시점에 확보합니다.
- 사업용 계좌와 카드를 개인 지출과 분리해 기록을 남깁니다.
장부와 증빙은 신고가 끝난 뒤에도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 기간은 5년입니다. 신고를 마쳤다고 정리해 버리면 나중에 소명 요청을 받았을 때 근거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장부를 갖추는 비용과 장부가 없어 늘어나는 세금 중 어느 쪽이 큰지는 매출 규모와 실제 경비의 비중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그 비교는 미리 계산해 볼 수 있는 문제이고, 미룬 채로 신고 기한을 맞으면 계산해 볼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